정신이 없다. 아니, 없었다. 그것도 아주 많이!
100일의 기적? 기절? 그런 건 잘 모르겠고, 하온이는 60~70일경부터 통잠을 자기 시작해서 신생아 시기 이후엔 다행히 많이 힘들지 않았다. 그런데 출산 직후 니큐에 들어가면서 여러 일이 시작됐고, 지금도 병원 몇 군데는 다니고 있다. 지금은 이렇게 글로 적을 만큼은 여유가 생겼지만 그땐 정말 하루하루가 너무 짧고 정신이 없었다.
NICU 입원 - 신생아 일과성 빈호흡
출산 직후, 산소포화도가 낮아 자가호흡이 어려웠던 하온이는 곧바로 신생아집중치료실(NICU)에 입원하게 되었다. 10일 동안 인큐베이터 안에서 치료를 받는 동안 접힌 귀랑 안면 비대칭 증상이 발견되었고, 오른쪽 볼이 눌리면서 좌우 얼굴의 균형이 맞지 않아 보였다. 특히 울 때는 오른쪽 입꼬리가 아래로 쳐지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이에 따라 여러 진료과를 거쳐 진료를 받았고, 최종적으로 '자세성 사경' 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1. 자세성 사경 - 귀 접힘, 안면 비대칭 그리고 재활치료
NICU에 있을 때부터 하온이의 오른쪽 얼굴은 약간 눌려 보였고, 귀도 접힌 상태였다. 울 때는 한쪽 입꼬리만 내려가 얼굴이 약간 삐뚤어진 듯한 인상을 주었다. 이러한 이유로 재활의학과와, 성형외과, 유전학과, 신경외과까지 다양한 진료과를 거쳤고, 최종적으로는 선천성 근사경이 아닌 자세성 사경 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니큐 퇴원 후 분당차병원 재활치료센터에서 6개월간, 주 1~2회씩 운동 치료를 받았다. 귀의 경우, 성형외과를 통해 교정을 시도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나중에 수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기능적인 문제는 전혀 없지만, 미적인 이유로 수술을 고려하고 있다. 실제로 차병원 성형외과에서 받은 도움은 크지 않았고, 오히려 집에서 우리가 직접 만져주고 테이핑을 해준 부분에서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었다. 귀 교정은 이상 징후를 알아챈 즉시, 가능한 한 빨리 전문 병원을 찾아가는 것을 강력히 추천한다. (*포스팅 예정)
사경의 경우 재활치료를 통해 충분히 호전이 가능하고, 치료와 함께 일상 속 자세 교정 습관만 잘 잡아줘도 큰 도움이 된다. 특히 하온이는 치료사 선생님께 배워온 스트레칭을 집에서 꾸준히 해줬고 무엇보다 생활 속에서 아이의 자세를 계속 신경 써주는 것이 제일 중요한 부분이었다. 특히 놀이 시간에는 하온이가 교정이 필요한 방향쪽 으로 장난감을 계속 두었고 그쪽으로 돌아보게 했다. 그리고 수면 시 라라스 옆잠 베개를 활용해 자는 방향도 자연스럽게 교정했다. 신생아 시기였기에 라라스가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다. 비록 지금은 애착 베개가 되었지만.
2. 유전자 검사
100일이 넘도록 하온이가 목을 제대로 가누지 못해 걱정이 많았다. 혹시나 대근육 발달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싶어 유전의학과에서 유전자 검사(혈액검사)도 받았다. 다행히 결과는 정상이었고, 담당 교수님께서는 자세성 사경으로 인해 근긴장도가 낮아져 발달이 조금 느려졌을 수 있다고 설명해주셨다. 신기하게도 조금만 기다려주니 하온이는 스스로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고, 지금은 제법 코어 힘도 생기고 목도 안정적으로 잘 가누게 되었다!
3. 신장 - 태아 수신증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6688886&cid=63166&categoryId=59314
태아의 콩팥에 물이 찼어요... 선천성 수신증
방치할 경우 기능 손상 초래, 출산 직후 지속적인 추적 관찰 필요 초음파 기기의 발달과 함께 최근에는 출산 전 태아의 여러 선천적 기형이 진단되는 빈도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 그중 선천성
terms.naver.com
임신 중에도 하온이의 신장 크기 점점 커지고 있었지만, 그 당시에는 별다른 조치를 취할 수 없어서 우선 경과를 지켜보기로 했었다. 출산 후 초음파 검사에서 신장이 더 커졌다는 소견을 듣고, 강남차병원으로 전원하게 되었다. 한상원 교수님께서 강남차병원으로 옮기셨기 때문이었고, 담당 교수님도 그쪽 진료를 추천해주셨다. 한 교수님께서는 아직 아기라 신장 발달이 덜 되어 그럴 수 있다며 (3차선 도로였는데 사고가 나서 2차선 도로가 된 상태 정도), 6개월 간격으로 추적 관찰을 해보자고 하셨고 다행히고 특별한 문제는 없어 보인다는 말씀도 함께 전해주셨다. 그리고 6개월 후, 다시 진행한 검사에서는 모두 이상 없음 판정을 받았다! 더 이상의 추적 관찰도 필요 없게 되었고, 그 순간 얼마나 후련하고 감사했는지 모른다.
참, 교수님께서는 열이 나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고 강조 하셨다. 원인 모를 고열이 발생하면 반드시 병원에 내원해 검사 등을 받아보아야 한다고!
4. 신경외과 & 심장내과
안면 비대칭은 결과적으로 자세성 사경에서 비롯된 것이었지만, 혹시나 뇌에 이상이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신경외과에서 대천문(소천문) 초음파를 포함한 뇌 검사를 진행했다. 다행히 검사 결과는 정상으로 나왔다. 또한, 심장내과에서는 심장에 작은 구멍이 열려 있다는 소견이 있었지만, 그 역시 시간이 지나며 자연스럽게 잘 닫힌 것으로 확인되었다. 큰 치료 없이 잘 지나가줘서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모른다.
목을 가누지 못하던 시기가 가장 걱정되던 때, 재활의학과 교수님께서 발달 검사를 제안하셔서 아직 어린 나이였지만 베일리 검사를 받았다. 검사 결과는 의외로 대근육은 평균, 소근육은 평균보다 약간 낮은 수준으로 나왔다. 그래서 집에서는 소근육 발달을 도와줄 수 있는 놀이들을 더 해주기로 했다. 사실 하온이가 아직 너무 어려서 당시의 발달 상태만으로 무언가를 단정 짓긴 애매했지만, 재활의학과에서는 “100일이면 반드시 목을 가눠야 한다”는 말을 듣고 얼마나 마음이 무거웠는지 모른다. 그렇게 불안한 마음으로 진료와 치료를 이어왔고, 결국 자세성 사경까지 모두 종결되면서 이제는 더 이상 차병원에 다니지 않고 있다. 정말 아기들은 믿고 기다려주면 어느 순간 스스로 해내는 것 같아, 그 과정이 너무 신기하고 감사하다. 다만, 엄마의 촉은 생각보다 정확한 순간이 있다. 불안한 마음이 든다면 망설이지 말고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보길 꼭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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